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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초등)

엄마의 걱정공장 [초딩이직접쓴그책/진짜독후활동/엄마 잔소리 걱정 100% 차단하는 방법]

by 북쇼퍼 쥬토피아 2021. 6. 18.

아침이다. 일어나라. 늦었다. 빨리해라.
가방은 챙겼니? 연필은 깎았어?
오늘 체육들었는데 이 옷입어라.
물 부터 한 모금해. 김치도 좀 먹어야지.
시간 다 됐어. 대체 왜 이렇게 굼떠.
마치고 곧장 와. 문방구 들리기만 해.


쾅!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요란하다.
아이들 학교를 보내고 나면 정말 진이 다 빠진다.
지가 학교 가지 내가 학교 가나
어찌저리 세월아 네월아 하는지 모를 일이다.
챙겨주는 엄마 성의도 모르고 몇 마디 좀 했다고
뾰로통 해서는 문이나 쾅 닫고 가는 저! 저!!



오늘 소개할 도서는 꼬맹이들이 고르기도 했지만
꼭 엄마에게 읽혀주고 싶은 책으로 선정된 아이다.
시작해보자.

[엄마의 걱정공장]
/글 이지훈 /그림 김고은
/거북이북스


코파지마!!


1인칭 주인공 시점의 글들은 참 감정이입이 잘 된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가고 재미있다.

[엄마의 걱정공장]의 주인공 한울이
엄마의 걱정 덩어리 그 자체다.
친구 준영이와 다퉈 준영이의 엄마가 항의를 하러
오는 장면으로 동화가 시작되는데, 이것만 봐도 평소
한울이가 얼마나 개구쟁이인지 알 수 있다.


공포특집인가


동화 내용의 초반부 대부분이 한울이를 걱정하는 엄마의 잔소리 폭격으로 이루어지는데
계속 읽다보면 정말 극심한 피로가 몰려온다.

하지만 낯설지 않은 저 잔소리들.
어릴 때는 내가 들었고,
지금은 내가 늘어놓고 있는 저 잔소리들.
살짝 뜨끔도 하지만 나는 저 정도는 아니야 라고
애써 고개를 저어본다. 음. 아닐거다.


엄마의 걱정과 잔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공장을 급습한 한울


자신에 대한 믿음은 개미 똥만큼도 없는 엄마에게
지치고 화가난 한울이는 어느 날 밤, 하늘을 나는 빨간자동차를 타고 엄마의 걱정 공장으로 가게 된다.

걱정 공장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에게서
놀라운 비밀을 전해들은 한울이는
엄마의 걱정과 잔소리를 잠재울 묘책을 생각해내고
곧장 실행에 옮긴다.


엄마.. 설마 머리에 꽃?..



한울이의 계획은 적중했고,
엄마는 그 후 어떠한 걱정도 잔소리도 하지 않는다. 걱정은 커녕 언제나 행복한 모습의 엄마.
한울이는 이 모든 것이 꿈만 같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모든 것이 해결된다면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은 왜 있으며
사람들이 왜 모두 지치고 힘들어하겠는가.

한울이도 다르지 않았다.
걱정공장에서는 불량품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엄마는 납득이 가지 않는 일조차 한울이에게
무조건 적인 믿음과 신뢰를 쏟았다.
잘못한 일도 모두 친구의 탓일뿐
엄마에게 한울이는 믿음 그 자체였다.

엄마는 나를 이제 하나도 걱정하지 않아요.

울먹이는 한울이의 목소리.
그러게 왜 그랬어. 평소에 좀 잘하지.
걱정을 해도 난리 안해도 난리.
자식 키우기 참 힘들다.



이것이 바로 눈물콧물흘리다



감화를 목적으로 한 동화이기에
결말은 모두가 생각하는 대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나는 이 책을 두 번 연속으로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참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걱정과 잔소리들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에 대한 것들이다.

아침이라고 늦는다고 빨리 일어나라고 할 때도
사실 아직 등교시간까지는 1시간이나 남았고
밥상에 앉기도 전에 물부터 한모금 하라고 채근하고
이제 밥 한 술 뜬 아이에게 김치도 먹으라며 난리다.

늘 아이를 기를 때, 그리고 교육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기다림이라고 강조하면서
예방과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강요를 하고 있던 것이다.

아이가 너무나
천방지축 개구쟁이 느림보 고집쟁이라
힘들어 죽겠다는 엄마 아빠가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실 추천한다.


고마움 + 글씨가 쫌 =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