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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초등)

아빠 고르기 [초딩이직접고른그책/진짜독후활동/아빠가 미울 때 읽어보면 좋은 책]

by 북쇼퍼 쥬토피아 2021. 6. 12.


오늘은 부모로서
정신을 똑띠 차려야겠다는 맘이 드는
초딩이 직접 고르고, 부모가 꼭 읽어야 할
그런 도서를 소개하려고 한다.

채인선님의 [아빠 고르기]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 책에 대한 이야기
시작해보자!



이 책은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
아이들 스스로가 부모를 선택한다는
재미있는 소재가 핵심이다.

아빠들은 많이 서운하겠지만
대부분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늘 헌신적인데
아빠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아빠를 고르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고
조근조근댄다.


오 그 의자, 신상인가.


몽실몽실한 구름의자에 앉아
바람이 흔들어 주는 대로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걸
좋아해서 별명이 '구름나그네'인 요 꼬맹이가
[아빠 고르기]의 주인공이다.




구름나그네,
물렁뼈, 두꺼비, 놀보, 바리톤 까지
다섯 명이 뭉쳐 '두꺼비 오형제'라는 조직을 만들어
삼삼오오 몰려다닌다.

두꺼비 오형제가 몰려다니면서 주로 하는 일은
신나게 놀기인데, 그런 와중에도 아이들은
'어떤 아빠를 고를까'란 핫이슈로 분주했다.


왕보모 선녀님 포스 얼~


부모를 모두 고르고
다음 세상으로 나아갈 마음의 준비가 끝나면
왕보모 선녀님의 명단에 오를 수 있다.

'다음 세상'이란 말이 윤회의 의미인가 싶어
잠시 생각에 잡혔다.
아니다, 순수하게 구름나그네를 따라가보자.
복잡해지면 아이들 마음을 읽을 수가 없으니까.


아빠를 고르는 것도 이젠 빅데이터 시대



장고 끝에 악수

구름 나그네는 친구들이 모두 떠나고 홀로 남았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보모 선녀님의 말씀까지
들었으니 이제 정말 물러설 곳이 없다.

가까스로 뒤늦게 명단에 오른 구름나그네는
보모선녀님과 함께 아빠를 고르기 위한
컴퓨터 방으로 향한다.
구름 나그네는 아직도 고민이 되는 눈치다.

첫 번째 아빠는 돈 많은 부자
두 번째 아빠는 잘생긴 연예인
세 번째 아빠는 학구열 넘치는 회사원
네 번째 아빠는 막무가내 술주정뱅이


구름 나그네는
아빠 후보들의 오만함, 이기심, 아집과 폭력에
망연자실하고 만다.

저 후보들이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
실제로 현실에 즐비하다는 사실이
독자들도 망연자실하게 만든다.


앗 머리스타일이 낯이 익어



구름 나그네는 우연히
부적격자들의 파일이 들어있는 휴지통을 보게 된다.
그러다 발견한 박OO 씨!

구름 나그네는 홀린 듯 파일을 연다.
아기도 싫고 아빠도 되기 싫다는 박씨에게
왜 호기심이 가는지 알 길이 없지만
구름 나그네는 배추머리남자의 사연에 집중하게 되고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휴지통 속 부적격자였던 남자는
다섯 번째 아빠 후보가 되고
구름 나그네의 아빠로 결정된다.


아빠가 될 사람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
그건 너 스스로 알 수 있어.

구름 나그네는 자신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해줄 수 없다.
보모 선녀님의 말씀이 맞았던 것이다.


빨리 안 골랐으면 친구들을 형이라고 부를 뻔



결국 배추머리의 박준형이라는 남자아이로 태어난
구름 나그네는
물렁뼈, 두꺼비, 놀보, 바리톤이라는 별명을 가진
생일이 며칠 빠른 친구들과 '두꺼비 오형제'라는
조직을 결성하여 즐거운 나날을 보내게 된다.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지인들도
나와 같이 구름타고 놀던 사람들은 아니었을까
상상해보니 조금 소름이 끼친다. 쿡쿡




예전에도 그랬는데
미디어의 발달로 더 많이 공개된 것 뿐일까.
요즘 유독 많이 들려오는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소식에 몸서리가 쳐진다.

나 역시 손바닥에 매를 든 적도 한 번 있고,
큰 소리를 내고 아이를 울린 적도 있다.
그 일들은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마음의 상처로 남아 있어 되도록 대화로 풀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쉽지는 않다.


옴삭옴삭 먹는 모습만 봐도 귀엽고
코골고 몸부림 치며 자는 모습만 봐도 좋은데
왜 자꾸 이런 이런 무서운 기사들이 연일 터질까.

이 책의 줄거리처럼
정말 태어나기 전에
아이들이 부모를 선택한 것이라면
그 선택에 감사하고 더 잘 보살펴주어야 한다.

니가 선택한 결과가 이런 것이니
그냥 받아들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는 시작도 하지 말자
.


자는 아이 머리칼을
한 번 더 쓸어넘겨보고 싶은 그런 날이다.

엄마와 아빠를 선택해줘서
고마워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