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단연 봄소풍 시즌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코시국이라 봄소풍은 언감생심
등원 등교나 제때 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들어가고
첫소풍을 가던 날,
내가 왜 더 떨리고 긴장되던지
뭐라도 소홀할까 새벽같이 일어났더랬다.
선생님들 몫까지 열심히도 쌌다.
샌드위치 부터 과일까지
애가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싸고 또 싸고 이리 담았다 저리 담았다 야단법썩이다.
시간이 조금 흘러 딱 아이가 먹을만큼
한입크기로 적당히 싸면 된다는
큰 깨달음을 얻은 후에는
훨씬 심적고뇌가 적어졌다.
아이들은 엄마가 싸준 도시락보단
뛰어노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
정성어린 도시락보단 과자, 과자보단 놀이다.
슬프지만 인정하자.
유치원생이 된 후론 먹성도 좋아지고
친구들과 비교하는 눈도 생기기 시작한다.
음식 취향도 생긴다.
엄마, 나 김밥말고 유부초밥 싸줘.
예쁘게 싸줘! 알았지?!
예쁘게... 예쁘게라...
뭐 어쩌라고.. 구체적으로 말해줘라..
야 이눔아.. 우짜라꼬!!!
그렇게 탄생한 문어유부초밥.
1 비엔나소세지 반 잘라 데치고
2 치즈랑 검은깨(또는 김)로 눈알만들고
3 부추 살짝쿵 데쳐서 묶어주면 끝
팁이라면 소세지는 데치는게 낫다
구우면 기름기때문에 안예쁘더라
눈알도 막 녹아서 허버버.
내 기술로는 데치는게 이뻤다.
그 후로 계속 문어유부초밥으로 컨티뉴~
오늘은 기분이나 내볼까 싶어 김밥을 싸봤다
김밥은 뭔가 설레는 맛이 있다.
밖에서 사먹는 김밥 한 줄은 한끼 때움 이지만
집에서 만든 김밥은 특별함 그 자체다.
넘 힘들지만 빨리 소풍도시락 싸주고 싶다.
빨리 마스크 벗는 그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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