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도 잘 못 먹으면서 가끔씩 초밥이 땡길 때가 있다.
고추냉이의 그 톡쏘는 맛과 생강의 알싸함이 좋다.
울산에는 회전 초밥집이 많진 않다.
그나마 영화관 코스처럼 다니던 삼산 스시로도
작년부터 거의 방문을 못하고 있고,
근처에 괜찮은 회전초밥집이 없어 늘 아쉬웠다.
그럼 그냥 일반 초밥집을 가면 되지 않냐고 하시는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회를 잘 못 먹는다;;
익힌 아이들이나 새우류를 주로 먹기 때문에
일반 초밥집은 내게 가성비가 너무 떨어진다.
암튼 오늘이 그 초밥이 땡기는 날이다.
오늘 방문해본 곳은 명촌에 있는 회전초밥집이다.
명촌 미카도스시
울산 북구 명촌15길 3 1층
11:30 ~ 21:30
052-288-8775
그릇마다 뚜껑이 덮여 있어 안전해보인다.
역시나 일찍 방문한터라 사람이 적다. 좋아좋아.
먹을 수 있는 초밥은 별로 없지만
돌아가는 초밥들을 보면 맘이 설렌다.
친절하신 여사장님이 장국을 서빙해주셨다.
먹다가 국이 좀 줄어들었다 싶으면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계시다 달려와 국을 부어주신다.
완전 최고.
고추냉이랑 간장도 부어놨고
초밥을 영접하기 위한 기초공사는 끝났다.
이제 달려보자.
오늘도 나의 첫 번째 선택은 새우초밥이다.
초밥은 역시 활어초밥이고
치킨은 목이 맛있으며
생선은 머리가 맛있다는
그런 말은 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에이, 먹을 줄 모르네'
그런 말 백 번 들어도 된다.
누가 뭐라하든 난 내 길을 간다.
엇, 오늘 뭐지?
새우 퀄리티 뭐지?
사실 미카도에 몇 번 가봤었는데
가 본 날 중 오늘 초밥 상태가 단연 최고였다.
간장새우도 정말 달고 맛있었고
구운 새우는 처음 봤는데 정말 맛있었다.
생새우는 탱탱하니 완전 싱싱 그 자체.
그런데 사실 오늘의 히든카드는 육사시미초밥이었다.
넙적하고 큰 육회초밥이라고 하면 되겠다.
사실 육회도 잘 못 먹는터라(정말 편식쟁이..)
두근두근 하며 먹어봤는데
요리왕 비룡에서 그 '핑~~'하는 소리가 나며
몇 번 씹지도 않았는데 막 꿀떡꿀떡 넘어가더랬다.
소고기초밥은 토치로 구운 것만 먹어봤는데
오 이건 신세계다.
남편이 활어회는 못 먹겠다면서
이건 또 잘 먹냐며 어이없어했지만
그냥 내 입맛이 그런걸 어쩌란건지. 홍홍
자, 그럼 이제
늘 먹던 토치로 그을린 아이를 먹어보자.
흠... 맛있다. 흠 맛있어..
사람의 마음은 갈대같은 법이다.
자, 다시 새로 만난 인연에게로 간다.
가족 빼고 다 바꾸라며, 변화를 강조했던 누군가의
말씀이 떠오른다. 초밥에 참기름 이라니. 오홍홍
처음 먹을 땐 무한정 먹을 수 있을 기세지만
10접시가 넘어가면 정말 배가 터질 것 같다.
디저트까지 어찌어찌 하니 오늘은 24접시나 먹었다.
100접시씩 막 먹는 유튜버들 정말 대단하다.
저번에 쯔양님의 회전초밥 먹방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입이 떡 벌어져서.. 바로 초밥 먹으러 갔었다.
어렸을 때는 늘 배가 고파도 돈이 없어 못 먹고
늙어서는 돈이 있어도 많이 못 먹는다더니
요즘 정말 그 말이 뼈저리게 와 닿는다.
초밥 하나 먹으면서 말이 많다.
맘도 몸도 좀 산뜻하게 살아보자. 훗훗
초밥이 땡기는 날,
이것저것 다양하게 먹는 게 좋은 분들.
명촌 미카도스시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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