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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초등)

자전거도둑 /초딩이 직접 고른 그 책/도대체 누가 도둑놈이거냐!

by 북쇼퍼 쥬토피아 2021. 6. 7.


이 주의 초딩이 직접 고른 그 책은
읽고 나면 한숨이 휴.. 하고 나오는
마음 한 구석이 허한 책
박완서님의 [자전거 도둑] 이다.

수남아 도망쳐!


제법 두꺼워보이지만
실제로는 단편집이라 읽기에 부담이 없고
자전거 도둑이라는 제목이 끌린다.
꼬맹이들 역시 큰 부담없이 집어든다.

하지만 생각보다 내용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수남이가 왜 저런 결정을 했지?
하고 의문을 가지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제법된다.
찬찬히 읽어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꿀밤은 애정표현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아저씨요


청계천 전기용품 도매상의 점원인 수남이는
손님들에게 일명 꼬마로 통한다.
손님들은 이 어리숙하고 순진한 16살 꼬마를
예뻐한답시고 수시로 꿀밤을 날린다.
그냥 예쁘다~ 하면 될 걸 고약한 취미다.

순진한 수남이


내년 봄에 시험 봐서 들어가야해
야학이라도 일류로,


꿀밤 날리는 손님들에게 주인 영감이 역성을 든다.
그런데 이 역성이
수남이의 인생에 커다란 회오리를 안겨준다.
바쁘고 힘들어 책 한 자 읽은 적 없는 수남에게
큰 사람이 될거라는 믿음이 깔린 발언을
주인 영감이 아무렇지 않게 떠벌린 것이다.
수남은 주인 영감에게 무언의 충성을 하게 된다.

수남아 넌 도둑이 아니야!


그러던 어느 날,
날아온 간판에 정수리가 깨진 아가씨나
그 날아간 간판의 주인아저씨처럼
재수 옴 붙은 일이 수남이에게 벌어진다.

다짜고짜 차에 흠집이 났다며
차주인이 오천원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른다.
그것도 반만 받는거라며 생색을 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수남이에게
보란듯 수남이의 자전거를 자물쇠로 묶어버린다.

수남이는 자의반 타의반
자신의 자전거를 자기가 훔치게 된다.
냅따 뛰는 수남이, 가슴이 뛴다.

떠나는 수남이


불우했던 가정사와 믿었던 형의 타락,
주변 사람들의 끝없는 위선에
결국 수남이는 떠나기로 결심한다.


자전거 도둑은 순진한 시골 아이가
급변하는 도시에 상경하여
자본주의의 선악을 온몸으로 느끼는 이야기다.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배웠지만
그렇게 살면 안되는 현실을 배우고
귀애하는 듯한 칭찬과 아낌은 위선이오,
부리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일 뿐이었단걸
수남이 깨닫고 만 것이다.

주인영감에게 수남이는 너무나 값어치 있는 점원이었을 것이다. 허풍 섞인 칭찬 한 마디에
셋이 할 일을 혼자 묵묵히 해내는 녀석.
바보같지만 수남이는 절대 바보가 아니다.
그래서도 안 된다.

약은 것이 미덕이고
재력만이 기쁨이 된 세상에서
수남이는 오롯이 자신을 지키기로 했다.

과연 나는 어떤가.
그나마 나의 일에 양심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많은 생각이 드는 날이다.